원어민강사를 채용할 때 많은 기관이 해외에서 통용되는 영문 근로계약서 샘플을 그대로 가져다 씁니다. 그러나 영문 샘플의 일부 조항은 한국 근로기준법과 맞지 않을 수 있어,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면 분쟁의 불씨가 됩니다. 이 글은 실제 영문 샘플 계약서를 조항(Article)별로 한 줄씩 읽으며, 각 문장이 무엇을 뜻하고 한국법과 어디서 충돌할 수 있는지를 풀어 설명합니다.
이 글은 근로기준법 제17조의 필수 명시 항목 자체를 다루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무엇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가”(법정 필수항목·외국인 고용 특수 조항)는 원어민 근로계약서 작성 가이드에서 별도로 다룹니다. 여기서는 이미 손에 든 샘플 문서를 “어떻게 읽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가”에 집중합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원칙
샘플 계약서는 출발점일 뿐, 완성본이 아닙니다. 본문에서 설명하는 조항 해석은 일반 안내이며, 실제 계약서 확정 전에는 반드시 노무사 등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통보 기간·퇴직금·출국 관련 문구는 법령 충돌 소지가 있어 그대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원어민 근로계약서, 왜 영문 샘플을 그대로 쓰면 안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영문 샘플은 작성자의 편의를 위해 만든 문서일 뿐 한국법의 검증을 거친 표준 양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준거법 조항에 “대한민국 법, 한국어 우선 해석”이라고 적혀 있어도, 본문 조항이 근로기준법과 충돌하면 충돌 부분은 효력을 다투게 됩니다. 즉 “계약서에 썼으니 유효하다”가 성립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샘플을 읽을 때는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① 이 문장은 무슨 뜻인가, ② 한국 근로기준법·퇴직급여 규정과 어디서 부딪히는가, ③ 부딪힌다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아래 조항별 해설은 이 순서를 따릅니다. 아래 표는 샘플 계약서 주요 조항을 한눈에 정리한 것으로, “법령 충돌 주의”로 표시된 조항은 단정해서 쓰면 안 되고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 조항 | 한글 명칭 | 핵심 내용 | 법령 충돌 주의 |
|---|---|---|---|
| Art. 2 | 계약 기간·종료 | 통상 1년(학사일정 기준). 종료·만료 시 체류자격 없으면 일정 기간 내 출국, 제공 숙소는 그 기간 사용 가능. | 주의 — 검토 필요 |
| Art. 3 | 보수·세금 | 월 급여, 시간당 초과근무수당, 매월 10일 지급. 소득세·4대 보험 공제(한국 세법 기준). | 일반 조항 |
| Art. 5 | 근무시간 | 월~금, 정규 강의 주 N시간 + 준비·회의 시간. | 일반 조항 |
| Art. 6 | 오리엔테이션 | 정규 강의 전 참석 의무, 무급(단 숙소·식사 제공). | 주의 — 검토 필요 |
| Art. 7 | 숙소 | 가구 비치 숙소 제공. 퇴거 전 청소 미이행 시 청소비 200,000원 부과. | 일반 조항 |
| Art. 8 | 항공권 | 사전 합의 시에만 제공, 왕복 150만 원 초과 불가. | 일반 조항 |
| Art. 10 | 해고·자진퇴사 | 60근무일 전 통보, 계약기간 미완료 시 퇴직금 미지급 등. | 주의 — 검토 필요 |
| Art. 12 | 사본 | 3부 작성(학원·강사·출입국 제출용). | 일반 조항 |
계약 기간·출국 조항 (Article 2)
샘플의 계약 기간 조항은 통상 1년 단위로, 학사일정에 맞춰 시작일과 종료일을 정합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입니다. 다만 “계약 종료·만료 시 체류자격이 없으면 일정 기간 안에 출국하고, 그 기간 동안 제공 숙소를 쓸 수 있다”는 문구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교차 점검
샘플 일부에서 보이는 “3일 이내 출국” 류의 짧은 기한은 강사의 출입국·체류 정리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이 문구는 사실로 단정하지 말고, 체류기간·숙소 사용 기한을 합리적으로 정한 뒤 노무사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보수·세금·근무시간 조항 (Article 3·5·6)
보수 조항은 월 급여, 시간당 초과근무수당, 급여 지급일(샘플 기준 매월 10일), 그리고 소득세와 4대 보험 공제를 명시합니다. 근무시간 조항은 통상 월~금 정규 강의 시간에 준비·회의 시간을 더해 규정합니다. 이 두 조항은 비교적 표준적이지만, 실제 작성 시에는 연장근로수당 산정 기준(통상임금 1.5배)과 소정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차 점검 — 무급 오리엔테이션
Article 6의 “정규 강의 전 오리엔테이션 참석은 무급” 조항은 한국에서 다툼이 생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지는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 “무급”으로 단정하지 말고 참석 형태와 보상 방식을 노무사와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숙소·항공권 조항 (Article 7·8)
숙소 조항은 가구가 비치된 숙소 제공을 명시하고, 퇴거 전 청소를 하지 않을 경우 청소비 200,000원을 부과한다고 적습니다. 항공권 조항은 사전 합의가 있을 때만 제공하며 왕복 15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를 둡니다.
청소비 (Article 7)
샘플 계약서는 청소 미이행 시 200,000원 부과. 실제 공제는 사전 통지·실비 정산 원칙을 지켜야 하며, 별도 보증금 예치동의서로 처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항공권 한도 (Article 8)
사전 합의 시에만 제공, 왕복 150만 원 초과 불가. 지급·정산 시점과 중도 해지 시 처리 방식을 함께 명시하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해고·자진퇴사 조항, 어디가 위험한가요?
가장 주의해야 할 조항입니다. 샘플 Article 10은 해고 사유(직무 태만·잦은 결근·경고장 2회·범죄·무단 개인강의)를 나열한 뒤, “해고·자진퇴사 모두 60근무일 전 통보” “계약기간 미완료 시 퇴직금 미지급” 같은 문구를 둡니다. 이 부분은 한국법과 충돌할 소지가 큽니다.
교차 점검 — 가장 위험한 조항
- “60근무일 전 통보”: 사용자의 해고 예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30일 전 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의 틀을 따라야 합니다. 샘플 문구를 그대로 강사 자진퇴사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다툼의 소지가 있습니다.
- “계약기간 미완료 시 퇴직금 미지급”: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발생하는 권리로, 계약서 문구만으로 일률적으로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구를 정당한 것으로 안내해서는 안 됩니다.
위 조항들은 본 글에서 사실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법정 필수항목과 해고·이적 절차의 깊이 있는 내용은 근로계약서 작성 가이드를 함께 참고하시고, 적용 전 노무사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근로계약서와 짝을 이루는 보증금 예치동의서
샘플 묶음에는 근로계약서와 별개로 보증금 예치동의서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서는 근무 중 발생할 수 있는 시설 파손·관리비 미납 등에 대비해, 강사가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예치하기로 동의하는 별도 계약입니다. 핵심은 “급여 공제가 아니라 자발적 예치”라는 점입니다.
예치 금액
샘플 기준 총 90만 원.
예치 방식
최초 3개월간 매월 30만 원씩 직접 계좌 입금 — 강제 공제가 아닌 자발적 납부.
보관·반환
기관이 별도 보관, 문제가 없으면 계약 종료·예치 완료 후 1개월 이내 전액 반환.
공제 시
공과금·파손 수리·청소비(샘플 기준 20만 원) 등은 사전 서면 통지 후 잔액 반환.
공제 가능 항목 vs 강제 임금공제 — 구분이 핵심입니다
가능 — 별도 예치금에서 정산
사전 서면 통지를 거친 공과금·실비 수리비·청소비 등을 자발적으로 예치한 보증금에서 정산.
불가 — 급여에서 강제 공제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임금 전액 지급 원칙에 따라, 위 비용을 급여에서 임의로 떼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보증금 “제도 도입”(임대차 특약, 도입 단계 등) 관점은 이 글의 범위가 아닙니다. 제도 설계는 보증금 지원 제도 도입 가이드에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증금을 급여에서 바로 공제해도 되나요?
안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을 전액 직접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어, 강제 공제는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보증금은 강사가 자발적으로 별도 계좌에 예치하는 방식으로만 운영해야 하며, 예치동의서도 별도 계약으로 체결합니다.
퇴거 시 청소비를 얼마나 공제할 수 있나요?
샘플 문서 기준으로는 사전 서면 통지 후 청소비 20만 원을 공제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보증금 예치동의서 기준, 근로계약서 본문에는 200,000원으로 표기). 다만 실제 공제 가능 여부와 금액은 사전 통지·실비 정산 원칙을 따라야 하므로, 적용 전 노무사 검토를 권장합니다.
샘플 계약서의 “60일 전 통보” 조항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그대로 사용하기 전 노무사 검토가 필요합니다. 샘플의 “60근무일 전 통보” “계약 미완료 시 퇴직금 미지급” “3일 이내 출국” 같은 문구는 한국 근로기준법(제17조·제26조)과 퇴직급여 규정에 충돌할 소지가 있어, 사실로 단정하지 말고 전문가 확인을 거쳐야 합니다.
근로계약서는 몇 부 만들어야 하나요?
샘플 계약서는 3부 작성을 안내합니다 — 학원(기관) 보관용, 강사 교부용, 출입국 제출용. 근로기준법상 서면 교부 의무가 있으므로 강사 본인에게 반드시 1부를 교부해야 합니다.
본 글의 조항 해설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계약서 확정 전에는 노무사 등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무료 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 132)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제26조(해고의 예고), 제43조(임금 지급).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2] 고용노동부 — 표준근로계약서 서식. moel.go.kr
[3] 대한법률구조공단 — 무료 법률상담(☎ 132). kl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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